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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마음 10주년 인터뷰 - 7] 

"우리 모두가 사회 공동체의 일원"

– 안도연 이사장 – 




Q 안녕하세요 안도연 선생님! 사람마음에서 어떤 일을 하시는지 자기 소개 부탁드려요!  


안녕하세요. 안도연입니다. 릴레이 인터뷰이다 보니 결국 제 차례가 왔구나.. 싶습니다 (웃음). 저는 그동안 기부자로서만 사람마음에 참여해왔었는데 작년부터는 기부금 뿐만 아니라 실제적으로 도움을 드릴 수 있는 역할인, 사람마음의 이사장을 맡고 있습니다. 제가 하는 일은 우리 기관 전체적인 업무를 뒷받침하는 것인데요, 예를 들어 공간을 새로 구해야 할 때, 정부 기관에 제출해야 할 서류나 기관 내 행정적 서류 등을 처리를 해야 할 때, 활동가 및 상담가 선생님들의 업무 중 필요한 부분이 있을 때(이것은 다양하네요), 간단한 의사결정이 필요할 때 등등의 경우에 국장님과 함께 업무를 봅니다. 그리고 업무 계획이나 활동 구상에서 아이디어를 내고 함께 일하는 선생님들과 나누는 것도 제가 하는 일 중 하나입니다. 


Q 사람마음은 시민의 기부를 통해 운영되는 트라우마 치유센터라고 들었습니다. 안도연 선생님이 기부를 시작하시게 된 계기 또는 기부에 대해서 갖고 있는 철학이 있으신지 궁금합니다. 


사람마음과 만나게 된 계기라… 자유롭게 제 경험을 이야기하고 싶은데요. 왜냐하면 저는 사람마음에 기부를 하는 것으로 시작했는데, 제가 기부에 대한 어떤 철학이 있거나 딱 이야기할 수 있는 계기가 있지는 않아서 아마도 그저 제가 살아온 과정을 통해 설명드릴 수 밖에 없을 것 같아요.


제가 지금은 임상 및 상담 심리 분야를 비교적 오래 공부하고 심리전문가라는 직업을 가지고 있지만, 저의 학부 때 전공은 하나가 더 있습니다. 정치외교학인데요, 그때 배우고 고민한 것들이 제 가치관의 많은 부분을 차지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심리학은 사람의 마음을 이해하는 학문이고 어떻게 보면 그 중 임상 및 상담이라는 것은 더더욱 미시적 관점이라고 이해할 수 있지만 사실 사람이 어떻게 사회와 맥락을 떠나서 살겠습니까? 그리고 어떻게 맥락을 떠나서 한 사람을 이해할 수 있겠습니까? 우리는 항상 한 사람과 그 사람을 둘러싼 배경을 같이 바라봐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저는 제가 이렇게 거시적으로도 보고 그것을 상당히 강조하는 것이 정치학 공부의 영향이 아닐까? 생각을 하곤 합니다. 그리고 원래 전공인 정치학과 이후 새로 공부하게 된 심리학의 접합점이 바로 트라우마가 아닐까요? 모든 트라우마는 사회적인 것이라는 주디스 허먼의 말처럼요. 아무리 개인적 트라우마라도 그 맥락에서 사회적 관점을 절대 지울 수 없다고 봅니다.


하지만 솔직히 그 당시에는 이런 쪽에는 구체적인 생각이나 관심을 많이 갖지는 못했습니다. 저는 94학번으로 정말 그냥 흔한 X세대 중 한사람이었거든요. 개인적 성향으로도 자유로움을 좋아하는 편이고요. 암튼, 그때는 80년대 강렬했던 학생운동의 끝물(?)의 시기로 학생자체 조직인 학과 내 학회활동을 통해 고등학교때까지 배우지 않았던 다양한 관점의 역사나 사상을 익히면서 새로운 생각들을 많이 접하게 되었어요. 예를 들어 고등학교때까지 5.18 민주화 운동이나 6.10 민주항쟁 등에 대한 자세한 내용은 알지 못했습니다. 부끄럽지만 대학에 와서야 자세히 알 수 있었죠. 그리고 물론 몇 번 정도 데모도 참여하고 화염병도 만들었지만, 한편으로는 운동하던 선배들이 고루하게 느껴졌었습니다. 게다가 해외여행 자유화 이후 얼만 안 되던 시기라서 배낭여행과 어학연수가 크게 유행했고, 92년 등장한 서태지 이후 대중문화에도 큰 변화가 있었죠. 그런 것을 해보기도 했습니다. 그래서 그 시절의 저는 사회에 대한 관심과 개인적 삶을 동시에 추구했던 그냥 그 당시 X 세대 중 한 사람이었던 것이죠. 하지만 지금 생각해보면 그런 속에서 농활이나 학회활동 등 분명하게 공동체와 연대감의 경험이 있었던 것이지요. 그리고 공부하게 된 새로운 관점의 한국사나 사상을 바탕으로 사회에서의 개인의 역할과 개인의 트라우마에 대한 사회적 책임의 문제를 생각했던 것 같아요. 그리고 졸업할 당시 IMF가 터졌고, 그 일이 사회와 각 가정 및 개인에 준 충격으로 다시 한 번 사회적 영향을 경험했구요.  


저는 사회적 이슈에서 그다지 행동파는 아닙니다. 그래도 무엇을 할 수 있을까? 라는 고민은 하는데,아무래도 저러한 학생 때 경험이 은연중에 영향을 미쳐서 그런 고민을 놓지 않고 해온 것 같아요. 나도 지금 여기 대한민국 사회라는 맥락속에서 영향을 주고받으면서 사는 사람이잖아요. 그래서 대학 졸업 후 직장에 다니기 시작했을 때부터 적은 돈이지만 사회에 영향을 주고자 하는 동기(표현이 피상적이지만 저는 신뢰롭고 좋은 사회를 만들고 싶거든요)로 기부를 하기 시작했고 그 후 몇 년을 주기로 새로운 단체를 하나씩 늘려갔습니다. 국내외 아동인권, 위안부 할머니들, 동물지원, 기후위기 관련 기관 등등 그리고 제 전공과 딱 일치하는 트라우마 치유센터 사람마음입니다. 그리고 솔직히 제 스스로 적극적으로 행동하지 않아도 그래도 우리 지구 공동체가 조금씩이라도 좋아지는데 제가 일조하고 있다는 소시민적인 자기 위안도 있긴 합니다. 


Q 마지막으로 이야기해주고 싶으신 것이 있으실까요? 

저는 사람들이 우리가 공동체의 일원이라는 생각을 잊지 않았으면… 하는 바람이 있습니다. 지구에서 거대한 이인삼각을 하고 있는 거죠. 모두의 다리가 연결되어 있기 때문에 한쪽이 무너지면 도미노처럼 쓰러집니다. 그러지 않기 위해 내가 서 있는 자리에서 함께 박자를 잘 맞춰서 가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