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주년 인터뷰 - 3] 
우리는 ‘나약했던’ 것이 아니라, 
생존을 위해 ‘가장 적절한 선택’을 하고 살아온 것이다. 
– 김문정 선생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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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김문정 선생님! 사람마음에서 어떤 일을 하시는지 자기 소개 부탁드려요! 
안녕하세요, 사람마음 상담사이자 활동가인 김문정입니다. 저는 트라우마 회복을 위한 개인심리상담, 집단상담을 통해 내담자분들을 만나고 있습니다. 특히 성소수자 내담자분들께서 지속적으로 경험하는 혐오 폭력에 의한 트라우마 반응에 관심을 가지고 회복력 향상을 위한 다양한 지원 방안을 고민하고 적용하고자 합니다. 이를 위해 기존의 언어 기반의 심리상담뿐만 아니라 몸을 가진 존재로서의 인간에 관심을 두고 보다 통합적인 관점에서 신체경험 기반의 집단 프로그램 운영, 움직임 프로그램 운영 등으로 내담자분들의 트라우마 회복에 조력하고 있습니다. 
또한 활동가로서 다른 기관들과 소통하며 우리 기관을 찾아 주시는 내담자분들께서 심리상담 서비스 외에 경제적, 법적 필요와 주거안정 등 트라우마 회복을 위해 필요한 자원들을 활용하실 수 있도록 돕는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많은 분들이 상담, 심리치료에 호기심, 관심을 가지고 있지만 과연 상담을 하면 무엇을 할지, 어떤 과정인지 궁금해하실 것으로 생각이 드는데요. 김문정 선생님이 생각하는 상담이란 무엇인가요? 상담을 할 때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철학, 가치는 무엇인가요? 
제가 생각하는 상담이란 한 사람의 삶에서 자신이 원하는 삶을 살아가는 과정에 경험하는 수 많은 디딤돌 중의 하나라고 생각합니다. (그럴 수만 있다면 참 좋겠지만) 다른 것들과 마찬가지로 상담 또한 문제의 모든 원인을 분석하거나 모든 문제를 해결해주지는 못 합니다. 다만 상담사와 함께 나 자신이 내 삶의 주체임을 알고 주변의 기대나 불안, 두려움에 이끌리는 대신 타인과 구분되는 몸과 마음을 가진 내가 무엇을 원하는지, 어떠한 삶을 살고 싶은지를 탐색하고 접촉하며 삶을 그리고 실천해가는 과정을 가지게 됩니다. 
그래서 한 사람이 삶의 어떤 순간에 있느냐에 따라 상담은 수용의 디딤돌, 변화의 디딤돌, 성장의 디딤돌 등 지금 이 순간 딱 나에게 필요한 모습으로써 다양한 디딤돌의 역할을 한다고 생각합니다. 

사람마음은 수많은 다른 상담기관과 어떤 점에서 다르고, 특별한가요? 
사람마음은 트라우마 경험으로 인해 삶의 질에 저하를 겪고 있는 분들에게 심리치유를 중심으로 삶의 회복에 필요한 요소를 다각도로 지원한다는 점에서 차별점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우리 모두는 사회문화적 환경에서 자유로울 수 없기에 내담자분들의 궁극적인 삶의 질 향상 또한 심리적, 신체적, 환경적 안전 등이 확보되었을 때 가능할 것입니다. 이에 사람마음은 여러 사회적 문제에 관심을 가지고 참여할 뿐만 아니라 한 사람의 삶을 둘러싼 다양한 요소들을 이해하고 각 개인의 필요에 맞춘 자원 연계와 프로그램 제공을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트라우마는 정말 상담이나 심리치료를 받으면 좋아지는 걸까요? 아니면 김문정 선생님이 나름대로 갖고 있는 트라우마에 대한 정의가 있나요? 
삶은 어쩌면 트라우마 사건의 연속일 수도 있겠습니다. 특히 여성, 장애인, 성소수자, 국가 폭력 피해자 등 사회적으로 소수자의 위치에 있는 정체성을 하나라도 가지고 있다면 각종 차별과 혐오를 일상적으로 경험할 것입니다. 그럼에도 우리는 살아갑니다. 어떤 고통스러운 사건을 경험하더라도 내 삶을 살아가고자 하는 마음, 힘, 바로 그 회복력이 삶을 지속하는 원동력일 수 있겠습니다. 다만 그 회복력은 다른 사람과의 연결, 소통을 통해서 더욱 커지고 힘을 발휘한다고 합니다. 사람마음에서의 상담은 트라우마 경험에 대한 우리의 반응들이 ‘나약’하거나 내가 유달리 ‘예민하게 굴어서’ 그런 것이 아니라 사실은 생존을 위해 가장 적절한 선택을 한 것에 의한 반응임을 함께 이해하고 자신 안에 살아있는 회복력을 통해 내가 원하는 삶으로 나아가는 과정을 함께합니다. 어째서 나의 반응이 최적의 선택이었는지, 치유의 과정을 타인과 함께하는 것이 왜 중요한지, 그것을 온 몸과 마음으로 이해하는 것이 왜 중요한지에 대한 답을 함께 찾아가게 되는 것입니다. 이렇게 전문가와의 만남을 통해 트라우마에 대한 나만의 이해를 높이고 연결감을 ‘안전하게(중요!)’ 경험할 때 회복은 각자의 속도대로 점차 일어나게 되어있습니다. 

김문정 선생님이 여러 가지 심리치료 중에서도 트라우마 전문 심리치료를 하시게 된 이유가 있을까요? 
제 삶에서 여러 소수성을 교차적으로 경험함으로써 사회적 소수자가 일상에서 숨 쉬듯 경험하는 차별과 혐오가 어떻게 가랑비에 옷 젖듯 한 사람, 더 나아가 한 커뮤니티의 안녕감에 얼마나 큰 영향을 미치는지에 대해 지속적으로 관심을 가져왔습니다. 정체성 트라우마라는 개념으로도 설명될 수 있을텐데, 이러한 경험들이 누적됨에 따라 한 커뮤니티가 와해되고 또 각 개인들이 고립되는 모습들을 경험하면서 조금이나마 제가 가진 자원을 활용해서 커뮤니티의 회복에 도움이 되고자 트라우마 전문 심리치유에 뛰어들게 되었습니다. 우리는 지금 여기에 함께 살아있습니다!

사람마음에서 일하면서 가장 기쁘거나, 슬프거나, 분노하시거나, 뿌듯할 때는 언제인가요? 
가장 기쁜 순간은 어딘가에서 각자 힘겹게 생존해 나가시던 분들께서 집단 프로그램을 통해 한 자리에 모여 서로의 경험에 공감하고 지지를 나누면서 집단이 끝날 때쯤이면 자발적으로 하나의 커뮤니티를 형성해 나가시는 모습을 볼 때입니다. 예를 들어 가장 최근에 진행한 충북대학교와 함께 진행한 “트랜스젠더 및 젠더비순응자들과 함께하는 감정 조절 역량 향상 프로그램 연구”에서 집단원분들께서 서로의 존재를 발견하고, 함께 집단 활동을 하고, 또 시간과 공간을 공유하면서 서로가 서로의 지지 자원이 되어가는 과정을 함께 경험하였습니다. 가슴이 열리고 척추가 바로 서고 두 발을 단단히 디딘 모습으로 새로운 삶에 호기심을 가지고 나아가시려는 모습들을 보면서 저 또한 든든한 힘을 얻고 회복력을 나누는 경험을 할 수 있어서 진심으로 감사한 경험이었습니다.  

마지막으로 이야기해주고 싶으신 것이 있으실까요? 
우리는 모두 ‘나’라는 존재에 큰 충격을 주는 경험들을 하게 됩니다. 그렇기에 극단적인 폭력에 노출된 경험이 없더라도 우리는 타인의 고통에 공감할 수 있고 또 함께 연결될 수 있는 것 같습니다. 각자가 경험하고 있는 고통은 홀로 짊어지기 보다는 그 고통을 알아보는 타인이 있다는 것, 또 타인의 고통을 알아보는 내가 있다는 것을 알게 될 때 치유된다고 합니다. 사람마음이 한 분 한 분의 지지와 연결을 자양분으로 삼아 사회 내에서 쉽게 차별받고 소외되는 분들과 함께한지 어느덧 10년이 되었습니다. 또 새로운 10년을 이어가갈 수 있도록 사람마음과 인연을 맺으셔서 나와 다른 이들의 회복의 과정을 더욱 안전하고 풍성하게 만들어가는 과정에 함께 해주시길 여러분을 초대합니다. 
어서 함께해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