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등한 회복력 나눔 READY(Resilience Equality Across DisabilitY)
: 장애인의 코로나19 재난 경험 연구
트라우마치유센터 사회적협동조합 사람마음
충북대학교 심리학과
2020년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전세계의 감염병 재난 고통은 지속되고 있다. 2021년 3월말 기준으로 전 세계에서 매일 약 56만4천435명(일주일 평균)의 신규 확진 사례가 발생하고 있고, 관련 사망자는 매일 약 9,750명(일주일 평균)에 달한다(Google statistics 2021. 4. 13; Dong, Du, & Gardner, 2020).
코로나19가 자원의 불균등한 박탈에 놓인 사람들에게 더 가혹한 영향력을 미치고 있음은 잘 알려져 있다. 이러한 영향력은 감염에 보다 노출되기 쉬운 삶의 조건이나 치명성이 높은 건강 상태 등 감염 조건과도 관련 있겠으나, 이러한 삶의 조건과 취약성은 감염병 이전부터 지속된 자원 불균형의 결과라 할 수 있다. 또한 특정 삶의 조건을 배제하는 방역 지침과 관련하여 많은 이들은 일상 삶의 제한과 사회경제적 한계에 부딪혔고, 민간 영역과 가족은 돌봄 책임을 떠맡은 채 소진되었다. 확진자 비난과 더불어 이제야 수면 위에 오른 혐오 폭력 실태를 통해 코로나19로 우리는 결국 그 동안 사회가 얼마나 부당하고 불합리하였는지를 여실히 보게 되었다.
이러한 논의의 연속선에서, 장애가 있는 사람들이 코로나19에서 겪는 가중 피해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국내 보건복지부 질병관리청 자료에 의하면 2020년 12월 9일 기준 장애인 코로나19 사망자 비율은 약 7.5%(117명)로 비장애인 코로나19 사망자 비율인 약 1.2%(439명)에 비교하여 월등히 높다(남인순 의원실, 2020). 영국 통계청이 2020년 1월에서 11월 사이에 발생한 코로나19 사망 사례로 분석한 결과, 2011년 인구조사에서 장애가 있다고 응답한 사람의 사망 위험은 거주 유형, 거주 지역, 인구통계학적 변인 및 사회경제적 요인, 그리고 기존 건강 상태에 영향을 받지만 이러한 영향력을 통제하고도 장애 보고 여부는 1.1-1.4배로 사망 위험을 높이는 것으로 나타났다(Office for National Statistics, 2021. 2. 11.).
장애와 관련하여 위험성이 높은 이유로는 접촉이 의사소통과 일상생활의 기본 방식을 구성하여 사회적 거리두기 등 방역 지침을 준수하기 어렵고, 공공 보건 정보에 접근성이 낮으며, 호흡, 심혈관, 면역계의 기저 질환이 공존하는 경우가 높은 점이 있을 것이다(WHO, 2020). 국내 상황에서 시설 거주 장애인이 처한 위험은 보다 두드러졌는데, ‘집단 코호트 격리’라는 근거 없는 대응으로 장애인 재활 시설에서 발생한 집단 감염과 사망사례가 높은 장애인 감염 및 사망률과 연관될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보건복지부 자료에 따르면 2021년 2월 25일 기준, 거주시설 장애인 1000명당 확진자가 약 7.08명의 비율로 나타나, 전체 인구감염 비율의 4.1배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장혜영 의원실, 2021).
모든 사람은 감염병 재난에 영향을 받지만 왜 장애 공동체는 더 큰 파급력에 시달리는지 질문이 필요하다. ‘장애 = 취약성’으로 설명하는 무책임한 대답은 손쉽지만 이러한 인식이야 말로 장애인의 건강권과 자유권에 관해 방임해온 역사를 여실히 드러낼 뿐이며 장애인의 재난 대비에 관해 아무것도 말해주지 못한다.
감염병 재난에 대비, 대응 단계, 더하여 장기적 회복 과정에서 장애인과 공동체의 안전을 지키고 건강한 일상을 유지하기 위해 장애인 공동체의 참여를 높이고 이들이 남긴 경험과 교훈을 실제 세계에 반영하도록 촉진하는 일은 더 늦출 수 없어 보인다. 장애인은 다른 비장애인과 마찬가지로 건강하고 자유로운 삶을 추구할 권리를 지니고, 코로나19 상황에서도 이는 마찬가지이다.
재난재해에서 회복력(resilience)이란 재난재해 이후에 원상태로 복구하는 힘 혹은 복구 과정에서 요청되는 자원을 일컫는데, 역량과 자원이 갖추어진 장면에서 구성원은 재난 이후 ‘회복력 경로’를 거칠 수 있다(Bonanno, 2004). 회복력 경로는 재난의 여파로 일시적인 반응을 보인 이후 안정적으로 이전의 건강 상태를 회복해 가는 경로를 뜻한다. 이는 재난의 여파로 고통과 손상을 겪은 뒤에 점진적으로 손상을 복구하는 ‘회복(recovery) 경로’와는 구분되는 개념이다. 본 연구는 ‘회복’보다는 ‘회복력’ 즉, 고통과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는 조건에 주목하였다.
회복력은 물론 개별 개인의 역량과 속성에서 기인하기도 하지만, 본 연구는 환경이 제공하는 공동체 회복력(community resilience)의 중요성을 탐구하였다. 공동체 회복력이란 재난재해와 같은 위기에 회복력 경로를 높일 수 있는 공동체의 역량을 뜻한다(허심양 & 최현정, 2017; Wyche et al., 2011). 다시 말해, 공동체 회복력이란 재난재해에 대응할 수 있는 환경의 자원과 역량을 일컫는다.
이와 일치하게 본 연구에서는 ‘장애’를 신체, 정신, 인지 등 측면에서 개인의 고유하고 다양한 정체성의 일부로 인식하고, ‘장애인’ 혹은 ‘장애가 있는 사람’이 장해를 겪는다 할 때에는 이러한 고유한 신체, 정신, 인지적 조건에 대한 사회, 제도, 문화 환경으로부터 편견과 차별로 삶의 제한을 겪는 것임을 표현하고자 한다(김도현, 2019). 예를 들면, 이러한 사회, 제도, 문화 환경의 제한과 제약은 공동체 회복력을 저해하는 환경 조건이다.
또한 본 연구는‘장애 공동체’라는 용어를 사용하였는데, 이는 단지 장애인 당사자 집단만 지칭하지 않는다. 장애 공동체란 장애인과 가족, 친구, 지원사, 활동가와 이웃의 공동체이며, 나아가 결국은 장애인과 비장애인을 포함한‘모두의 공동체’라 이해할 수 있다. 장애 공동체의 회복력을 논의한다는 것은 결국 모두의 공동체 회복력을 논의하는 연장선으로 진전할 수 있다.
본 연구는 장애인과 장애인 공동체가 감염병 재난 상황에서도 공동체 회복력을 바탕으로 자신의 고유한 정체성을 수용하고 건강하고 자유로운 삶을 지속할 수 있는데 무엇이 필요한가에 대한 답을 얻고자 하였다. 이에 코로나19 감염병 재난에서 장애인 공동체의 생생한 경험을 토대로 이들이 삶이 어떻게 제한되었고 또한 자유로운 일상과 건강한 삶을 지켜내고자 어떻게 분투하였는지를 기록하고, 감염병 재난에서 장애인 공동체의 회복력을 높이기 위해서는 무엇이 필요한지에 답을 이들의 대응 경험과 이들이 준 교훈을 통해 얻고자 하였다.
대구_지역_지원자의_경험으로_배우는_장애인_포괄_공동체_회복력_탐색.pdf