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격이란 유전, 생리, 환경, 그리고 살아온 경험과 같은 다양한 요인과 관련하여 정체감, 대인관계, 행동 방식에서 사람마다 다양하게 나타나는 고유한 양상을 뜻합니다. 사람의 성격은 여러 다차원의 스펙트럼 상의 한 위치에 놓이면서 매우 역동적이고 독특한 양상을 보일 수 있습니다.
만약 누군가가 여러 성격 차원에서 스펙트럼의 평균치에서 벗어난 ‘극단치’에 해당한다면, ‘평균치’에 해당하는 사람들로 가득한 세상을 살아가는데 여러가지 어려움을 경험할 수 있겠습니다만, 그 어려움이 삶을 방해하는 정도라면 기술정신병리학에서는 그 극단치를 성격장애(personality disorder) 증상이라고 봅니다.



경계성 성격장애 증상은 10대 초반부터 나타날 수 있습니다. 경계성 성격과 관련있는 위험 요인으로는 아동기 트라우마를 고려할 수 있습니다. 경계성 성격장애가 있는 사람에게 아동기 역경이나 학대 경험은 매우 높은 비율로 나타납니다. 또한 아동의 감정 표현을 비난하고 처벌하거나 아동에게 살아가는 방법을 가르쳐주지 않는 환경도 위험 요인에 해당합니다. 위험 요인을 공유하는 까닭에, 경계성 성격장애와 복합외상후스트레스장애가 동시에 진단되는 비율은 매우 높습니다.
개인의 고유한 정체성을 혐오하거나 차별하는 환경은 경계성 성격의 위험 요인으로 주목받고 있습니다. 경계성 성격은 여성에게서 높은 비율로 나타나지만, 학계에서는 임상가의 성별 편견으로 인해 남성에게 과소진단되는 문제가 논의 중에 있습니다. 또한 트랜스젠더와 다양한 젠더의 사람에게 경계성 성격이 높은 비율로 나타난다고 추정되는데, 이는 다양한 젠더를 향한 사회적 폭력 및 차별과 관련될 수 있습니다.
세상 사람 생김새가 모두 다양하듯이, 정동의 민감도와 세기, 지속성 수준 역시 사람마다 모두 다릅니다. 경계성 성격장애가 있는 사람 중에는 높은 정서적 민감성, 충동성, 자극 추구 경향성, 위험회피 경향성과 같은 생리적 기질을 타고나는 경우도 있습니다. 이러한 기질을 가진 사람이 환경적 위험 요인 속에서 자랐을 때 경계성 성격 성향이 나타날 수 있습니다.
경계성 성격장애를 위한 우선적 치료는 심리치료입니다. 인지행동치료 분야의 변증법행동치료, 정신역동치료 분야의 마음헤아리기치료가 대표적으로 효능이 검증된 심리치료입니다. 약물치료 경우 항우울제가 경계성 성격장애에 도움이 될 수 있어 심리치료와 병행할 수 있습니다. 다만 벤조디아제핀 계열의 기분 억제제는 정서조절 능력을 저해할 위험이 있어 지양됩니다.
무엇보다도 감정을 조절하는 힘을 키우고 세상을 살아나갈 방도를 익히며 궁극적으로 관계 안에서 안정을 얻을 수 있도록 심리치료 방향을 잡습니다. 이렇게 세상을 살아나가다 보면, 심리적 어려움이 점차 완화된다는 사실을 경험할 수 있습니다. 많은 경우 경계성 성격장애는 살아나가면서 완화된다는 사실을 기억하면 좋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