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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둠 속에서 홀로 분투하던 한 사람의 생존자가 누군가에게 다가가는 것은
실낱같은 회복의 빛을 향한 위대한 발걸음입니다. 어둠에서 손을 뻗어 다른 생존자와도 연결된다면, 그래서 생존자가 서로를 지지할 수 있다면, 함께 내딛는 발걸음은 더욱 든든할 것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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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생님께 ♥
안녕하세요 선생님! 일 년 동안 정말 수고 많으셨어요.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기억이 확실치는 않지만, 첫 상담 때 선생님이 댐 같은 것에 비유하면서 “무너진 게 아니고, 하나씩 다시 쌓으면 된다”와 같은 말씀을 하셨는데, 그 말이 마음속에 작은 씨앗을 심어줬어요. 그리고 제 마음의 안식처를 함께 지어주셨어요. 거기서 크고 작은 파도를 타면서 적극적으로 살고 싶어요.
감정에는 다 이유가 있다고 하셨지요.
제 감정이 자주 유령처럼 느껴졌어요.
투명하고 가벼워서 아무도 못 보는, 근데 강한 원한이 서려 있는.
그렇게 고향도 없이 떠도는 줄 알았는데, 하나하나 이름 붙여주고 호명하니까 유령들이 얼굴이 생기기 시작하고, 나에게도 보이고, 그러니까 남에게 묘사해 줄 수도 있고, 감정이 두렵지 않은 친구가 되었어요.
애썼다는 말 스스로에게 인색했어요.
결실은 없고 거듭되는 시도만 있는 것 같았어요.
애썼다고 스스로에게 해주는 순간 진짜 그게 다가 될까 봐.
애썼다고, 나를 돌아보는 일을 여러 번 한 후 내가 애썼다는 사실을 인정할 수 있었어요.
그게 변화의 시작인 것 같아요.
저에게 상담사는 제가 늘 꿈꿨던 직업인 동시에 상담실에서 만나면 늘 곤란했어요.
이 사람의 팔에는 자해흔이 없는데 나를 어떻게 이해할 수 있을까. 지레 짐작하고 회피한 적이 있었어요.
이렇게 엉켜 있는데 실마리를 찾을 수 있을까. 많은 의심과 포기가 있었어요.
재작년에 본 사주에서 2023년이 제 인생에 두 번 다시 없었던 길운이 찾아올 해라고 했었거든요. 2023년에 힘든 이별을 하고, 정든 동네를 떠나야 했고, 여러모로 고립되면서 이게 무슨 길한 해야? 했는데, 선생님을 만나서 제 삶이 크게 바뀌었으니 사주가 맞았구나 생각한답니다 (ㅎㅎ)
선생님의 수많은 명대사 중 하나를 꼽아보자면, “괜찮다”인데, 좀 싱겁죠?
스스로 괜찮다는 말을 해준다는 건 저에게 어려운 일이었어요. 괜찮지 않고, 문제가 있는 것 같고, 답답했기 때문이에요.
선생님은 왜 괜찮은지, 어떻게 괜찮을 수 있는지 알려주셨어요. 부당했던 어린 시절의 경험이 저에게 “괜찮다”는 정당성을 뺏었지만 이제는 저도 말할 수 있어요. 괜찮다고!
연구가 잘 결실을 맺길 응원하고 있겠습니다.
감사했어요.
선생님의 안녕을 기원하며, 2024. 6. 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