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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상담을 종결하신 사람마음 생존자 분께서 책 <열두 개의 달 시화집 겨울>과 함께 편지를 전해주셨습니다. 

생존자분의 동의 하에 편지를 공유합니다. 상담을 망설이는 분들께 희망이 될 수 있도록 소중한 경험을 나눠주셔서 깊이 감사드립니다. 



선생님 안녕하세요! 어느덧 마지막 회기가 찾아왔네요. 그동안 너무 수고하셨어요. 물론 제 삶이고 제 상담이니까 제가 많은 걸 했지만, 선생님도 열심히 할 일을 해주셨기에 우리가 여기까지 올 수 있었다고 생각해요.

 

사실, 처음 만남은 좀 별로긴 했죠? 서로 오해가 좀 있었고 표현이 어긋나있는 바람에요. 하지만 지금은 그 때 용기를 내서 그게 싫었다고 말하길 잘했다고 생각해요. 결국 우리가 상담을 오래 하게 되고 그로 인해 저도 제 인생을 또 새롭게 살아가게 되었으니까요.

 

저는 항상 생각했어요. 병원을 옮길 때에도, 상담을 시작할 때에도, 혹은 과거의 기억이 저를 덮치는 그 순간에도 제가 과거에서 벗어날 수 없을 것 같다고 믿었어요. 거기에서 벗어나는 건 너무나도 힘들어보였거든요. 그림자처럼 졸졸 따라다니는 슬픔에 잠식되는 것이 당연하고 또 무서웠어요.

 

처음부터 말씀드렸듯이, 저는 화를 내고 싶었어요. 스스로 그럴 자격이 되는 걸 알면서도 그게 쉽지 않았거든요. 그렇지만 결국 어떻게든 해냈어요! 아주 기특하게도 말입니다. 이제는 다른 힘든 많은 일이 닥쳐와도 뭐 얼추 어떻게든 지나보낼 수 있겠죠. 물론 그 시간의 저는 힘들겠지만.

 

저는 지난 주말에 친구들이랑 파주를 다녀왔어요. 엄청나게 특별한 일을 한 것도 아니었는데 행복했어요. 일요일까지 알차게 놀고 나서 집에 돌아오는 길에 전화해서 너무나 행복해서 기쁘다고 울었어요. 수 많은 죽고 싶던 순간에도 죽지 않기로 해서 다행이라서요. 이렇게 된 데에는 물론 제가 인생을 살아온 덕이 제일 크지만 그래도 다른 사람들의 도움이 없었다면 힘들었을 거예요. 그리고 그 도움에는 당연히 선생님의 자리도 있어요! 그래서 고맙다고 하고 싶어요.

 

미래의 저는 어떻게 될지 아무도 모르는 거죠. 하지만 전 나이가 들어가는 것이 이제 기대돼요. 30, 40, 그리고 그 이후의 전 또 다른 모습일테니까요. 그 모습을 선생님도 간간히 보신다면 좋겠네요. 뭐 어떻게 보여드릴지까지는 모르겠지만...

 

아무튼 저는 상담 종결 후에도 계속 살아가 볼게요. 힘들든 그렇지 않든 어쨌거나 감정과 상황은 변화해가니까요. 그리고 꼭 10이나 100이 아니더라도 1이고 0.1이라도 해가다 보면 바꿀 수 있는 게 많구요. 드리고 싶은 말씀이 많아서 너무 편지가 길어졌나 싶어요. 아무튼, 서로 잘 지냈으면 좋겠어요! 저도, 선생님도요.

 

언젠가 또 봬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