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월 책모임 후기 - 난로
미스함무라비, 가해자의 고통과 피해자의 고통을 한 저울에 올려놓을 수 있는 거냐 라는 대사가 있었는데 그게 좋았다는 이야기가 오고갔던 게 기억이 나고요.
이해가 안되면 덩치 큰 흑인 옆에 있다고 생각해 보라고 하니까 그제서야 조금 이해를 한 남자분 이야기도 했어요.
오빠 성폭력에 대한 한겨레 신문 이야기는 오고 간 이야기인지 잘 모르겠어요 제가 적어놓긴 했는데...
그리고 책을 쓴다면(?) 트라우마 있는 사람과 전혀 모르는 사람에게 어찌 보면 접근법이 달라질 수밖에 없다.
그런 경우 내 이야기가 어떻게 들렸으면 좋겠고 어떤 변화로 이어졌으면 좋을지에 대한 고민이 필요하다는 논의가 있었어요.
어느 정도를 알려야 하는지, 이 정도의 이야기가 필요한 것인지에 대한 감이 지금 사실상은 없는 상태라서.
그리고 나를 지키기 위해서 어디까지만 이야기할 것인지 생각해 보는 게 필요하다고도 했어요.
저도 지금 생각해보고 있는데 참 어려운 문제인것 같아요.
목표가 확실치 않네요. 그저 이야기하고 싶은 것 같기도 하고, 뭔가 변화를 촉구하고 싶은 것 같기도 해요.
그에 따라 뭘 쓰느냐가 달라질 것 같기도 해요. 누구를 변화시키고 싶은 건지도 생각해 봐야 할 것 같아요.
그냥 거창한 것 다 관두고 그냥 나를 변화시키기 위해서 쓸까 하는 생각도 들어요.
그것은 그렇고요.
오랫만에 얼굴 보고 맛있는 분식도 먹고 행복한 토요일이었어요.
물론 힘들기는 할 거에요.
가을에서 겨울 되면 힘든 게 더 힘들어 지는 것 같아요.
저는 그런데 다른 멤버들은 어떨지 모르겠어요.
그런데 중요한 것은 멀쩡한 얼굴로(?)만날 수 있었다는 거예요.
'나는 괜찮을 거야'는 항상 제게 도움이 되지 않았어요. 나아질 것 같지 않았어요.
하지만 이곳에 와서 사람들을 만나면 괜찮아 보입니다.
그러면 생각합니다. 우리는 괜찮을 거야. 나는 괜찮지 않아도 우리는 괜찮을 거야라고 생각했습니다.
모든 암흑과 고통과 힘겨움을 공유할 수는 없습니다.
하지만 적어도 그런 것들에게 삼켜지지는 않았다고 저 이도 가느다랗지만 살아 있다고 확인하는 것이 조금은 든든한 것 같습니다.
물론, 이런 위로가 전혀 먹히지 않는 날도 무수히 존재하지만, 가끔은 도움이 되는 날도 있고 뭐 그렇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