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올해 사람 마음은 리본(REBORN) 프로젝트를 진행하게 되었습니다. 리본 프로젝트는 트랜스젠더 및 젠더다양성(Transgender, Gender Diverse, 이하 TGD) 사람들이 자신의 삶을 더 깊이 이해하고, 고통에서 회복하며, 미래를 스스로 그려갈 수 있도록 돕는 심리 지원 프로그램입니다. ‘REBORN’은 다음과 같은 여섯 가지 핵심 가치로 이루어져 있고 TGD 사람들이 나다움을 찾고 만나는 시간을 준비해보고자 하였습니다.
Recognize(인식): TGD 사람이 겪는 편견과 차별의 구조적 문제를 이해하고 인정하기
Empower(역량 강화): TGD 사람이 가진 고유한 강점과 내면의 힘을 지지하기
Bridge(연결): TGD 사람과 지지자 사이의 연대를 강화하기
Open(열림): 누구나 존중 받으며 머물 수 있는 안전하고 열린 공간을 마련하기
Restore(회복): 몸과 마음의 건강을 회복하고 자신을 다시 세우기
Nurture(미래 도모): 궁극적으로는 자신의 미래를 계획하고 만들어갈 수 있도록 함께하기
“우리 지금 만나”라는 대화 모임은 TGD 사람들과 모여 함께 대화를 나누고 연결감을 느끼고자 시작된 대화 모임입니다. 모집이 쉽지는 않았지만, 9월에 함께 모여 모임을 마무리하였습니다.
1주차 활동- 자기소개, 친해지는 시간 갖기, “내가 안전하다고 느끼는 공간”
첫 번째 만남을 통해 대화 모임에 어떤 기대를 가지고 있는지 나누게 되었습니다. 저희에게 모임을 위해 에코, 헤일러, 상아, 베드로, 망고, 휴라는 별칭이 생겼어요!
“다양한 사람들과 교류하며 정체성 고민을 풀어가고 싶어요”
“전문가가 모더레이팅하는 모임이 궁금해서 신청하게 되었어요. 대화모임을 통해 사람들과 소통하며 살아갈 힘을 얻어가고 싶어요”
“다른 사람들은 어떤지 궁금해서 신청하게 되었어요. 정보를 공유하며 나만의 치료법을 찾아가고 싶어요”
“다른 TGD 사람들을 만나며 나에 대해 더욱 알아가고 싶어요”
2주차 활동- 다큐멘터리를 함께 보고 대화 나누기
두 번째 만남에서는 다큐멘터리를 함께 보며 트래지션과 성확정 수술에 대해 나누었습니다.
“디스포리아를 심각하게 겪지 않아도 충분히 트랜스젠더 일 수 있다고 생각해요. 어떤 사람을 발가락을 찧었을 때 상당히 고통스러운 사람이 있고, 그렇게까지 고통스럽지 않은 사람도 있잖아요.”
“과거에 만들어진 다큐멘터리라 왜곡된 모습을 보여주는 것이 있는 것 같아요. 촬영을 할 때 저렇게 속옷을 걸어두는 장면이나 가족들의 반대가 저 만큼 극심한 것을 보여주는 게 불편감을 주는 것 같아요.”
“그럼에도 다큐멘터리 주인공의 개성이 잘 드러나는 것 같아요. 이 다큐멘터리를 볼 때면 주인공이 희망을 가지고 열심히 살아내는 모습이 인상 깊어요.”
3주차 활동- 편지를 써보며 우정, 연애, 가족 관계에서 만남과 이별
우정, 연애, 가족 등 관계를 돌아보며 멀어졌던 경험, 내가 원하는 관계를 그려보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아웃팅 이후 괴로움이 컸었는데 나만 힘들지 않다는 것이 위로가 많이 되었어요. 여전히 도움 받지 못하는 사람들이 많은 것 같아요. 임상 심리를 공부해서 더 많은 사람들을 돕고 싶어요.”
“이런 이야기를 해도 안전한 공간이 있어서 다행이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모임 운영이 자유롭게 진행되는 점도 좋아요.”

4주차 활동- 색소금으로 나의 바람을 표현해보기
소금에 색을 입히며 각자의 바람을 나누기 시간을 가졌습니다. 4회 정도 만나게 되니 저희가 더 가까워진 게 느껴졌던 것 같아요. 소금에 색을 입히는 활동을 하니 마치 어린 시절 때로 돌아간 것 같았답니다.
“색에 올해 제가 경험했던 감정 마음들을 담아 보았어요. 빨강은 우중충한 시기를 보내며 열정을 찾고 싶은 마음, 노랑은 사소한 활동도 즐거워하는 발랄한 마음, 파랑을 고요함을 느끼고자 하는 마음, 보라는 생각없이 묵묵하게 몰입하고자 하는 마음이에요.”
“색에 하나씩 의미를 담지는 못했지만 잘 되었으면 하는 마음을 담고 싶었어요.”
“저는 신자유주의적인 마음으로, 1,000원, 10,000원, 50,000원 지폐의 색을 담아 보았어요. 금전 운이 많이 따랐으면 좋겠어요.”
5주차 활동- 마무리 시간 가지기, 이후 활동 논의하기
어느덧 5주차 마지막 시간이 찾아왔습니다. 저희는 이별을 위한 노래를 함께 들었는데요. Earth, Wind & Fire의 September이라는 노래를 아시나요? 어쩜 저희의 모임 시기와 찰떡같이 맞는 노래인지! 모임의 아쉬움과 TGD 생존자들과 앞으로 어떻게 더 함께 할 수 있을지 논의하였습니다.
“불안이 높고 다른 사람의 눈을 마주치기가 힘들었는데 편견 없는 공간이 있어서 편했어요.”
“많이 힘들었는데 여러 가지 도움을 주는 곳들이 있음을 알게 되었어요.”
“5회의 모임이 장기모임으로 느껴졌어요. 1회성 모임이 자주 생겼으면 좋겠어요.”
“소수자성을 부각하는 주제이외에 일상적인 이야기들을 많이 나누고 싶어요.”
안녕하세요. 저는 모임을 운영했던 망고입니다. 처음 모집이 쉽지 않았던 터라 정말 누가 오기는 할까, 기대보다 걱정으로 시작했던 마음이 떠오르네요. 그런 걱정이 무색하리만큼 9월 내내 대화모임하는 날을 기다리곤 했습니다. 때로는 나다움을 드러내지 못하는 사회 구조에 함께 분노하고 진심으로 속상함을 느끼면서, 자유롭게 이런 저런 대화를 나누는 게 즐거웠어요. 사람마음을 안전하고 편하다고 할 때마다, 그 어떤 단어로도 설명하기 부족한 뭉클함을 느끼기도 했답니다! 더 많은 TGD 사람들에게 사람마음이 안전한 공간이 되었으면 좋겠어요. 어느새 저희가 함께한 가을을 지나 한 해의 마무리 되었네요. 따뜻한 연말 되시길 바랍니다!
안녕하세요? TGD 리본 프로젝트 "나다움을 만나는 시간"에 함께 참여했던 사람마음의 휴입니다. 시작하기 전부터 두근두근 설렜습니다. 심리치료라는 틀을 잠시 걷어내고, 자유로우면서 공식적인 모임을 가져보는 것이 꽤 오랜만이어서 더욱 그랬던 것 같습니다. 도란도란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면서 서로를 조금은 알아갈 수 있었고, 그것이 참으로 소중하게 다가왔습니다. 사람마음에서 함께한 5주가 모두에게 즐겁고 편안한 경험이었길 진심으로 바랍니다 :) 언젠가 다시 모여 반갑게 인사하고 소식을 전하며, 서로의 삶을 응원했으면 좋겠습니다. 그럼 모두 평온한 연말연시 되시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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