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24년 9월부터 시작하여 12월까지, 하반기 사람마음이 정성껏 진행한 ‘성폭력 생존자 치유회복 집단 프로그램’을 무사히 마쳤습니다. Rised(Resistance and Restoration in Solidarity to Empowerment and Dignity)라고도 불리는 이 프로그램은 2020년에 한국여성인권진흥원의 지원을 받아 사람마음이 충북대학교 심리학과와 함께 개발한 프로그램인데요, 이번에는 전주성폭력상담소와 함께하여 프로그램을 진행할 수 있었습니다.
첫 만남이 있던 9월에는 아직은 서로 낯선 상태에서 자기 소개를 진행하고, 자신의 닉네임을 정한 이유에 대해 이야기하는 등 아이스 브레이킹 시간을 가졌는데요. 참여자분들은 다소 어색해하셨지만 또 설레는 마음을 동시에 드러내주셔서, 진행자들 또한 기대되는 마음과 기분 좋은 책임감을 안고 시작할 수 있었습니다.
만남의 초반에는 일상에서 어려움을 주로 이야기 나눴습니다. 사건 이후에 경험하는 우리의 감정을 들여다보고, 이에 대해 ‘그럴 수 있지’하며 타당화하고 수용하는 연습을 했습니다. 몸의 반응을 이해하는 시간 또한 가졌었는데요, 몸의 감각을 일깨우고 이완과 긴장 완화에 도움이 되는 방법들 또한 알아갈 수 있었습니다. 더불어서, 나의 감정을 알아주고, 생각을 알아차림하는 연습을 했고, 위기 상황에서 대처하는 방법을 익혔으며, 긍정적인 감정을 느끼는 연습을 했습니다.
무엇보다도, 누군가 배우는 내용이 어렵다고 고백할 때는 자신이 이해하고 적용한 내용을 공유하며 서로의 선생님이 되어주기도 했습니다. 쑥스러움은 잠시 내려 두고, 마음을 위한 기술을 열심히 배워서 앞으로 더 나아지고자 하는 목표에 집중할 수 있는 시간들이었습니다.
이야기가 무르익던 어느 날, 용기를 내신 참여자 한 분께서 처음으로 사건의 영향력에 대해 이야기하시기 시작하셨습니다. 사건 이후에 경험하는 신체 반응들을 나누시면서, 어떻게 자기돌봄을 하고 계신지를 나눠주셨습니다. 그리고 다른 참여자들이 이에 대해 응원과 지지를 보내는 이야기를 해주시며, 우리의 관계는 더욱 깊어졌던 것 같습니다. 그리고 자연스럽게, 다르지만 또 비슷한 경험을 하신 참여자들께서 하나 둘 자신의 상처입은 마음을 기꺼이 드러내기 시작하시고, 서로의 경험을 인정하고, 또 다독이고 보듬으며 눈부신 연대의 순간들을 만들어내기 시작하셨습니다. 그 이후로 우리는 순항하는 배에 탄듯, 저항과 회복의 균형 위에서 마음껏 울고 웃었습니다. 진행자들은 그 누구보다 가까이서 기꺼이 치유의 동반자, 그리고 목격자가 되었습니다.
“살아있길 참 잘했다.”, “이대로도 괜찮다.” 는 참여자들의 이야기처럼, 진행자들 또한 기꺼이 ‘지금, 여기’에 머무르기를 선택하는 참여자들의 용기를 배웠습니다. 앞으로 경험하실 삶의 파도 위에서, 종종 우리가 함께했던 시간들을 떠올리시며 가뿐히 균형잡으실 수 있기를 소망합니다. 그동안 수고 많으셨습니다. 생존자 여러분 그리고 전주성폭력상담소 활동가 여러분 정말로 감사했습니다!
*프로그램 주진행은 홍지영 선생님이, 보조진행과 글쓰기는 정지인 선생님이 애써주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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